명운에서 읽는 시 · 세 번째 이야기

청리움

시 웹툰 · 감상 시안

숲길에서 회색 머리의 가상 화자가 길을 비켜주며 함께 걷는 이를 바라본다.

청리움
아름다운 마음

길의 한쪽을 조용히 내어주는 열린 손.

존중과 배려
아끼는 마음이 충만한 곳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과 공유하고

초록 언덕 곁에 앉은 화자가 흰 구름을 올려다본다.
숲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과 커다란 뭉게구름.

떠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곳

청리움

작은 탁자에 둘러앉은 세 명의 가상 인물이 포도와 작은 술잔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누구나 깊고 넓은
포용력을 갖게 되는 곳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미소 짓는 화자.

좋은 사람과 인생을
토론하고 음미하며
술 마시고 노래하는 곳

숲길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 위의 햇빛을 바라보는 화자.

유유자적하게 흐르는
청리움에서의 시간

나뭇잎 사이로 들어온 빛을 느끼는 손과 가디건 소매.

숲이 주는 묘한 메시지를
들여다 본다면

이 또한 작은 신선이 아닐까요?

바람에 방향을 달리하는 잎들이 햇빛을 머금고 있다.

조용한 기운에 바람이 불고
흔들리는 잎새마다
세상을 노래하네

긴 세월 짧은 세월이
무슨 의미가 있나

흐르는 물과 나뭇가지 곁, 벤치에 홀로 앉은 화자가 숲을 바라본다.

어제 알았던 사람도
오늘은 허전한데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서
웃으며 반기네

손끝에 가볍게 든 보랏빛 포도 한 알.

쥘 것도 가질 것도 없는데

나무 탁자 곁에서 포도 한 알을 바라보며 작게 웃는 화자.

포도 한 알이
나를 즐겁게 하네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
긴 세월을 이사도 안 하고

나고 피고 열리고
지고 떨어지는데

커다란 나무의 뿌리 가까이 서서 위를 올려다보는 작은 사람.

사람도 자연의 일부

오동나무보다도
수명이 짧은데

넓은 잎과 오래된 줄기를 펼친 나무, 그 아래 머무는 사람. 실제 청리움의 나무를 재현한 것은 아니다.

사람은 자연이
아니라고 하네

세 번째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