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야기

나이파 이한필베

번호의 주인은 찾았다.
말의 주인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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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의자에 앉아 왼손의 휴대전화를 보는 소설 속 대통령.

오랫동안 검사로 일한 대통령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다.

같은 책상 위 휴대전화와 대통령의 손.
과거로부터 걸어온 길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취임 뒤에도 예전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손에 든 휴대전화가 크게 보인다.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에서 문자 한 통이 와 있다.

나이파 이한필베.
저주의 예언이
이루어지도다.

대통령이 휴대전화 너머로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잘못 보낸 문자겠지.

처음에는 그렇게 넘겼다.
그런데 잊으려 할수록, 문장은 더 또렷해졌다.

여전히 앉은 채 문자를 읽으며 생각에 잠긴 대통령.

내가 누구인지 알고
보낸 것이라면…?

대통령은 앉아 있고 조사 직원은 책상 왼쪽에 서 있다. 휴대전화는 책상에 내려놓았다.

이 문구의 내력을
알아봐 주세요.

서울 · 발신 번호의 주인

번호를 추적하자 서울에 사는 한 노인이 나왔다.

카페에서 직원은 왼쪽, 노인은 오른쪽 자리에 앉았다. 노인이 갈색 덮개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

내가 보내지 않은 문자가 있어
의아하던 참이었어.

앉아 있는 직원이 노인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줬는지 묻는다.

핸드폰을 남에게
빌려주신 적 있으세요?

노인은 같은 자리에 앉아 자기 휴대전화를 든 채 설명한다.

빌려준 적은 없어.
카페에선 전화기를 놓고
자리를 비우곤 하지.

노인의 표정이 가까워진다. 누가 보냈는지는 그도 모른다.

그때 누가
그런 짓을 했나 봐.

직원이 같은 자리에서 문구의 뜻을 질문한다.

그럼 혹시 나이파 이한필베가
뭔지 아세요?

노인이 휴대전화를 탁자에 내려놓고 손바닥을 펴며 대답한다. 두 사람은 계속 앉아 있다.

나이트파라면
내 고향에 있는 조폭이야.

직원이 눈썹을 살짝 들며 노인의 말을 정정한다.

나이트파 아니고
나이파인데요.

노인이 같은 자리에서 익살스럽게 되묻는다.

나이파?
나이로 한몫하는 놈들인가?

번호의 주인은 찾았다.
하지만 문자를 보낸 사람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다음 단서 · 말의 정체
직원은 왼쪽, 언어학자는 오른쪽. 연구실 책상에 앉아 문구를 검토한다.

이 말의 뜻을
알 수 있을까요?

안경을 쓴 언어학자가 확답하지 못하고 손바닥을 편다.

뜻은커녕 어느 계통 언어인지도
알기 어려워요.

밤의 사무실. 직원이 책상에 앉아 여러 문의의 결과를 정리한다.

아랍어와 이란어 전문가들에게도 물었다.
그러나 누구도 이 말을 알아보지 못했다.

조사 직원이 같은 책상에서 문구를 작게 중얼거린다.

나이파…

사무실을 드나들 때도.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퇴근 후 회색 스웨터로 갈아입은 같은 직원이 소파에 앉아 있다. 정장 재킷은 옷걸이에 걸려 있다.

나이파…
이한필베…

같은 소파에 앉은 직원의 얼굴로 시선이 가까워진다.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말이야?

직원은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 해답을 찾지 못한 얼굴을 더 가까이 본다.

언어 쪽으로는 죄다 모른다고 하니
어느 분야 전문가를 찾아야 하나.

뜻을 알 수 없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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